온라인서 30명 속여 8000만원 뜯어내
2심 “일부 변제한 것 참작”…2개월 감형
임영웅, 방탄소년단(BTS) 등 유명 가수의 공연 티켓을 판매한다고 속여 30여명에게 8000만원을 편취한 3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A(30)씨는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온라인에 유명 가수들의 공연 티켓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올려 30여명에게 8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약 4개월 만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중에는 한류에 관심 있는 외국인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피고인은 국가의 대외적 이미지까지 훼손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회복도 미미하고, 사기죄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만 5회에 이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고,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27일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10개월을 선고했다.
가수 임영웅의 공연 모습 [이미지 출처=물고기뮤직 제공]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수사단계에서 일부 피해자에게 변제하고 당심에서 일부 피해자들에게 총 600만원을 추가로 변제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입장 인원이 정해져 있는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뮤지컬·공연 등에서 암표는 오래전부터 문제로 꼽혀 왔다. 임영웅이나 BTS의 공연처럼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운 경우 웃돈을 얹어서라도 보고 싶은 팬의 심리를 악용하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온라인 암표 신고 건수는 2020년 359건에서 2021년 785건, 2022년 4224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암표상들의 수법이 교묘해지고 분업화되면서, 큰 규모의 범죄 조직처럼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진행된 팝 가수 브루노 마스의 내한 공연 때는 8장의 티켓을 1억8000만원에 거래하겠다는 암표 매매 행위가 적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경우처럼 사기 행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진행한 ‘공연 예매 및 암표 거래 이용자 의견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72명 가운데 26.1%가 “티켓 구매 시 사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 금액은 대부분 5만~20만원(57.2%) 수준이라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짜 결제 링크를 만들거나 3자 거래 등 사기 방법도 교묘해지고 있어서 적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